‘스마트 팩토리’는 듣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정해진 동선을 움직이며 조립을 하는 로봇 팔, 공장 곳곳에 설치된 PC 화면을 들여다보는 직원, 원재료를 운반하고 있는 자율 주행 로봇 등… 이렇게 다양한 제조 현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각자가 생각하는 ‘팩토리’의 모습이 비슷비슷한 반면에 ’스마트’라는 단어에 대한 나름의 정의는 조금씩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출발점 제안
2023년 02월 14일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전환? 데이터 관리만큼 시간 관리가 중요
‘스마트화’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기계 따위의 성질이나 기능이 점점 더 뛰어나거나 좋아짐. 또는 그렇게 만듦.’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쉽게 말해서 ‘똑똑한’ 제조 공정을 구현한다는 것이고 그 과정이 디지털 전환이며 이를 위해 가장 많이 부각되는 수단은 ‘데이터’다. 제조 공정의 단순 자동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스스로 판단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게 만드는 것이 데이터를 활용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즉, 스마트화의 핵심 요소다. ERP, MES, CMMS 등 제조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여러 시스템에 산재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잘 활용하면’ 설비 예지 보전, 예실 관리, 제품 트래킹 등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제조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전통적인 제조 기업의 디지털 전환 실태
그렇다면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잘 활용한다’는 것이 실제 제조 현장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 마음먹고 시작하면 금방 되는 그런 일일까?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난 10월에 내놓은 '국내외 디지털 전환의 추진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내용 중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한국 산업의 디지털 전환 실태와 정책적 시사점’(2022년 2월)에 따르면, 2021년 7~9월 기준으로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 현황의 전체 평균은 ‘초기 구축’ 단계 수준을 보였고 일부 선도 분야(IT서비스)만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확산 구축’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본다면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단계가 더 낮았는데, 이는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제조 설비의 전환 또는 스마트 제조 구축 비용을 필요로 하며 사업 모델의 전환과 같은 유연한 사업 전환이 어렵다는 점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한마디로, 디지털 전환은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일이 아니고 더군다나 전통적인 제조기업이 스마트 팩토리로 디지털 전환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허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출처: "국내외 디지털 전환의 추진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퀴즈) 자동차용 너트를 제조하는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가 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단, 소재를 금형에 넣고 반복적으로 높은 압력을 가한다는 기본 제조 방식은 바꿀 수 없다.
정답) 다른 기업, 특히 대기업 방식을 무조건 따라가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우리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우리 조직에 맞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위의 정답은 필자가 최근 실제로 스마트 공장을 견학 차 방문하여 확인한 팩트이다. 방문했던 기업이 실제로 제조 공정을 스마트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목표는 흔히 생각하듯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하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었다. 근본적인 목표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무리하게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거나 인원을 줄이고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납품 현황과 재고 관리 부문에 우선적으로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체 공정 중 자동화가 필요한 또는 가능한 부분을 파악하여 이에 집중 투자했다. 힘들고 위험했던 일들을 이제는 더 편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전에 육체 노동을 맡았던 현장 근로자들이 지금은 스마트 공정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공장을 스마트화한 이후에도 현장 근로 인원 감축은 제로였고, 직원들은 이전보다 더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출처: 연합뉴스
또한 청년층의 입사 비율이 높아지고 재직 기간도 길어졌는데, 이는 전통적인 생산 공정을 디지털 전환하면서 3D업종이라는 과거 제조업에 대한 인식도 같이 전환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20년간(’01∼’21년) 한국 제조업 근로자 연령대별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 근로자(15∼29세)의 비중은 2001년 29.7%에서 2021년 14.8%로 14.9%p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고용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 기업의 스마트 팩토리화는 아직도 계속 진행 중이며, 직원들의 빠른 적응과 디지털 업무 능력 향상을 기반으로 머신 러닝 등 더 고도화된 기술 활용 방안을 모색하여 전체 생산 공정의 스마트화를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근본적인 핵심은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
최근 전 산업 분야에 걸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업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0%로 모든 업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GDP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업종인 만큼, 제조업의 스마트화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발전 방향을 결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까지 5년간 국내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제품 출하 대비 부가가치 비율)은 20% 중반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41%, 일본 35%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제조업이 지금보다 부가가치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의 ‘스마트화’가 꼭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이를 위해 데이터 통합과 분석부터 시작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르네상스 차원의 대대적인 혁신을 출발점으로 삼으면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으니, 좀 더 빠른 스마트화를 위한 출발점으로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안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엑셀로 일일이 관리하던 숫자 관리 업무를 안 해도 되게끔 전문화된 시스템을 도입하고, 무거운 재료를 직접 기계에 투입하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도록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 이는 모두 직원이 시간을 쓰는 방식을 스마트하게 바꿔주는 것, 바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다.
제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two track 전략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데이터 분석이라는 지난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시간 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원격 업무 방식’도 투 트랙으로 함께 시도해 볼 것을 추천한다. 지방 공장의 생산 공정 자동화 과정에 필요한 현장 운영 노하우를 본사에 근무하는 숙련된 기술자의 원격지원을 통해 전수받을 수 있다면 최소의 시간을 투입하여 현장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여러 지역에 분포한 공장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공장 관리자들 간의 미팅이 자주 필요해지는데, 이때 서로 직접 만나는 대신 화상회의로 진행한다면 미팅 장소로 이동하느라 길에 버려지는 시간을 더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격 업무 도구들은 기업 사용자의 고민이 무엇인지에 대한 데이터를 미리 분석한 후 그에 맞춰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불편과 비효율까지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한 현장을 원한다면 앞서 말한 투 트랙 시도에 ‘두 눈’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쪽 눈은 현장 기기의 데이터를 보면서 동시에 다른 한 쪽 눈으로는 현장 직원들이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직원들이 안 해도 되는 일을 하거나 안 가도 되는 곳을 가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면 원격 도구를 통해 이를 관리해 줄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이 완성되기도 전에 원격 도구를 통해 이미 생산성이 향상되는 놀라운 경험을 부디 놓치지 않길 바란다.
리모트콜 도입 문의
070-7011-0683
sales.kr@rsup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