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초겨울 어느 날, 회사에서 광고 모델을 사용해보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담당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을 들먹이거나, 회사와 제품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연예인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트와이스가 갓 데뷔했을 무렵입니다.)
필자는 그때 페이커의 이름을 거론했었습니다. 아직 어린 선수지만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면모를 보이고 있고, 최고를 지향하는 리모트콜의 이미지와도 상당수 부합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리고 지금보다 몸값도 훨씬 저렴했을 시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다수였고, 그러니 더욱 페이커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자리를 두 번이나 차지했던 입지전적인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30대 직장인들에겐 아직 낯선 이름이었습니다.